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미래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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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다큐멘터리 에서 앤듀류 램버튼 전쟁사학 교수는 미래의 전쟁이 군사적 충돌보다는 경제적 형태로 표출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충돌보다도, 명분과 소프트파워가 많이 관여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구 소련과 미국이 이념적으로 대립하고 있을 때의 전쟁을 '냉전'이라고 부릅니다. 두 국가 모두 핵과 미사일을 다량 보유하였기 때문에, 이 둘의 직접적인 충돌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을 정도로 극단적이었죠. 각 국가의 수뇌부도 이를 알았는지 표면적이고 전면적인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알게모르게 소련과 미국은 끊임없이 다투고 있었습니다. 군사적인 요소가 강한 핵, 미사일 기술 개발, 첩보전에서부터 다소 과학적 초점에 치우친 우주선 개발, 경제 발전 분야에서 서로가 눈치를 많이 보았습니다.
소련은 전통적으로 우주선, 로켓 분야에서 선구자였으며 최초의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질세라 미국은 경쟁적으로 최초의 달탐사를 약속하고 이를 실행하였습니다. 소련과 미국은 우주 개척이라는 분야에서도 서로가 끊임없이 경쟁하던 사이였습니다.
(소련과 미국은 각국의 과학 기술력의 우세함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우주선 산업에 투자합니다. 소련의 최초 인공위성 발사는 미국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고 이에 질세라 달에 우주선을 보냅니다
https://www.usatoday.com/story/news/nation/2019/07/19/apollo-11-moon-landing-what-you-cant-see-buzz-aldrin-flag-photo/1570334001/ )
소련과 미국이 직접적으로 서로에게 로켓을 쏴재끼고 전쟁을 치른 것은 아니지만, 우주 산업에 대한 경쟁은 치열했고 사람들에게 자국 이미지와 자존심을 크게 기여하는 분야였습니다.
제국주의 시절에는 강대국이 식민지에 직접 군대를 파견하여 물리적으로 점령하고, 직접적인 압박을 통해서 약소민족을 착취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이렇게 외국의 군대가 직접 파견되는 일은 매우 드물어졌고, 대신 경제적 혹은 문화적으로 형성된 역학적 관계를 통해 다툼이 생깁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는 유럽에 파이프 라인을 통해 석유를 공급합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동유럽 국가들을 압박하기 위해 파이프 라인을 막아버렸는데, 엉뚱하게 옆에 가만히 있던 유럽에 연료 공급도 끊기면서 큰 불편을 겪습니다. 이처럼 에너지 안보가 러시아에 의해 크게 좌우되자 유럽은 러시아와 별도의 파이프 라인을 건설하거나, 미국, 중동 등에서 원유 수입처를 다각화하는 등의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적인 희토류 공급 국가로 희토류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재료이기에 한국, 일본처럼 첨단 제조업 국가에게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과거 중국은 일본을 굴복시키기 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을 무기로 삼아 강하게 압박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현재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무기로 삼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군대를 동원에서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키기 보다는, 국제 기구와 금융 기관 등을 통해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제한하여 외화 소득에 엄청난 방해를 주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이란에도 경제 제재를 통하여 이란 물가와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이란 정부는 지지도가 하락하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압도적인 수준의 경제력을 보유한 미국은 경제라는 분야에서 상대국을 굴복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경제는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이죠.
http://www.hani.co.kr/arti/PRINT/840987.html )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과 중국은 경제전쟁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 여파는 세계 경제에까지 미칩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크게 부과하여 관세 수입을 올리면서 동시에 중국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고, 이에 중국도 맞대응하면서 총알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자국 중심주의, 민족주의적 보호무역을 비판하며 시장 개방과 공정한 거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패권주의, 제국주의적 야욕을 드러낸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 전쟁의 이면에는 일대일로 사업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뻗쳐 나가려는 중국과, 중국의 급부상에 크게 경계한 미국의 견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경제 전쟁에서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기술력입니다. 좋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상품을 생산해내는 기업들은 국가에게 아주 중요한 이들이죠. 삼성을 예로 들자면, 삼성이 잘될수록 한국의 일자리 수가 늘어나고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좌우되며, 또 삼성이 직접 대학교에 투자(성균관대, 경북대, 서울대 등)하여 직업 특성학과가 새로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국의 경제나 산업, 교육에까지 큰 역할을 하는 기업이기에 한국을 타격하기 위한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일본과 유럽, 미국 전자제품에도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기에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합니다. 이를 공격하기 위해 일본은 삼성에 공급되는 핵심 소재 3종의 수출을 까다롭게 하면서 타격을 주려고 시도했습니다.
(일본의 한국의 대한 경제보복은 다시 한국인들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격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마 직접 물리적으로 전쟁을 치르지 않는 이상 이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을까 싶습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836806622554520&mediaCodeNo=257 )
일본이 경제보복을 단행하게 된 배경에는 근본적으로 한일간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과거사 문제는 결국 현대의 첨단산업으로까지 엮여서 두 국가간의 험악해진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더 나아가 한국인의 일본 여행까지 급감하면서 일본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였던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비명을 지르는 등 이제 경제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이면서도 동시에 무기가 될 수 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를 두고 한국과 일본은 WTO에서 2심에 걸쳐 법적 분쟁을 벌였던 사례도 보면 미래의 전쟁은 국제법, 여론, 경제, 산업, 교육 등지로 다양한 형태로 표출될 것 같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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