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생 시나몬 [97790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7-11 23:41:58
조회수 3,119

[수학, 노력해도 성적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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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사말



안녕하세요? 치대생 시나몬입니다.


가명으로 누구에게 제 소개를 드리는 것은 처음이라 상당히 부끄럽네요.


작년 풋풋했던 고3 시절, 오르비에서 훌륭한 선생님들이 올려 주신 칼럼들과


입시에 성공하신 대학생 분들이 올려 놓은 수기들을 읽으며


저 또한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섰을 때


좋은 글, 좋은 칼럼을 오르비에 올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배지만 보셔도 알 수 있듯이


입시에 있어서 저보다 훨씬 성공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입시에 대한 저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저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내려가겠습니다.


긴 첫 인사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서 성공적인 입시에 힘이 되길 바라겠습니닷!!!












<수학, 노력해도 성적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I. 실패의 기록



당연한 사실이지만 노력과 성적의 관계는 어느 정도 비례합니다.


다만 그 비율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 많은 사람들이


특정 과목에 '벽'을 느끼고 쉽게 지쳐버리기 마련입니다.




저는 특히 수학 과목에 그 벽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때는 2017년,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고등학교 입시에서 실패했다는 생각에 절망감을 느끼고


당시 기본서 중에 가장 어려웠던 '숨마쿰라우데'의 모든 문제를 다섯 번씩 풉니다.


흔히들 말하는 5회독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동그라미 다섯 개로 만들어서 실제로는 8회, 9회독이었습니다.


(숨마쿰라우데: 특징 - 난이도로 악명 높음)



힘든 과정이었지만 교재의 모든 문제에 동그라미 다섯 개를 만든 후에


기대감과 긴장감에 부풀어서 고등학교 1학년 3월 모의고사를 치루는데 65점을 받습니다.


당연히 큰 절망감에 빠졌죠.


하지만 이것도 "시험범위가 달랐기 때문에 시험을 못 치룬거다"하는 식으로 자기 위로를 하며


첫 중간고사까지 그런 식으로 대비합니다.





쎈과 블랙라벨, 교과서, 학교 학습지 모두 동그라미 두 개를 만들어서 중간고사를 준비했지만


수학 시험 결과는 200명 중에 50등


자사고인 걸 반영하더라도 노력에 비하면 너무 안타까운 성적이었죠.









II. 고통 끝에 찾아온 성공






두 번이나 실패를 겪었으면 이제는 공부 방법을 바꿀 때가 되었죠? ㅎㅎ



저는 고1에서 고2로 넘어가는 겨울방학 때 (2017-->2018)



쎈 미적분I, 미적분 II, 블랙라벨 미적분 I, 미적분 II, 자이스토리 수능 기출 문제집을 모두 풉니다.



대신에 1학년 때와 달리 수능(평가원) 기출 문제를 제외하고 답지를 한 번도 보지 않습니다.



첫날 보고, 둘째 날 보고, 그 다음 주에 보고 어떻게든 풀어냅니다.



수능 문제는 너무 어려운 문제에 충분히 고민했다 싶으면 그 때 답지나 해설강의를 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수능 문제는 다른 문제들보다 배울 점이 많더군요)



그 덕에 2학년 내내 수학 1등급을 안 놓치고 전교 1등도 꽉 쥐게 됩니다.




(1단위짜리 확통은 1등급이 아니었네요ㅋㅋㅋ- 인간미)



"그런데 이게 과연 숨마쿰라우데 동그라미 다섯 개 만드는 노력보다 많은 것일까요?"



저는 아닌 거 같습니다.



힘든 건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이 더 힘들었죠.



노력은 그대로였지만 바뀐 건 공부 방법이었고



수학에 알맞게 공부 방법이 바뀐 덕에 포텐셜이 터진 것 뿐이었습니다.







III. 성공의 이면





여러분, 공부는 관성을 가집니다.



그 관성을 많은 사람들이 습관이라고 부르는데,



좋은 습관은 여러분의 성적을 필연적으로 올리지만


나쁜 습관은 여러분의 성적을 곤두박질 치게 만듭니다.




한 번 이상 큰 실패를 겪었다면, 


그 관성에 제동을 걸 용기를 가지셔야 합니다.




관성(습관)은 질량(여러분이 투입한 공부 시간)에 비례해서 커지므로


그게 좋은 습관이든 좋지 않은 습관이든 바꾸는 것은 힘듭니다.




그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고


정말 고통스럽기도 하죠.



제가 수능 보고 나서 유튜브에 남긴 댓글입니다.








공부 방법을 바꾸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버스에서 해 뜨는 걸 보고 울 정도였습니다.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죠.


그리고 그 '고통'이 많은 사람들이 나쁜 공부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기본서를 다섯 번 푸는 게 옳은 공부법입니까?"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지성인 오르비언 여러분들은, 


저의 무식했던 공부 방법을 보고 "아 요새 누가 저렇게 공부해?"


하면서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만





"당신은 올바른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나요?" 라고 질문했을 때



누가 "네, 그렇습니다" 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 또한 제가 제 입시 기간동안 나쁜 습관을 완전히 벗어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1 3월 모의고사 평균 3등급이던 제가 수능에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1등급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입시에서의 승리는 기존의 것을 탈피하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르죠.






오늘, 


이 글을 읽고 주무시기 전에 딱 한 번만 더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공부 방법이 실제로 내 실력을 올리고 있는가?"


"나의 나쁜 습관이 나 자신을 제자리에 머물고 있게 하지는 않는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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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근데 개인적으로 글로 읽는 게 더 이해가 빠를 될 듯 합니다 ㅎㅎ. https://youtu.be/Xpe43DR93XY)



댓글이나 충고 꼭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ㅠ



첫 글이라 정말 큰 힘이 될 거 같아요.  




(진짜 늦었지만 과잠 자랑은 덤...ㅎ)


0 XDK (+250)

  1. 250

  • 치대생 시나몬 · 977900 · 20/07/12 00:18 · MS 2020

    조용히 올라가는 좋아요..ㅎㅎ 고맙습니닷!

  • 1취월장 · 929431 · 20/07/12 00:34 · MS 2019

    수학을 공부할 때 맞은 문제는 다시 풀지 않고 틀린 문제는 끝까지 고민해서 풀어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ㅎㅎ

  • 치대생 시나몬 · 977900 · 20/07/12 00:38 · MS 2020

    넵, 본질은 그거입니다! 맥락을 다 얘기하고 싶어서 글이 길어졌네요ㅜㅠ 댓글 감사합니다.

  • 1취월장 · 929431 · 20/07/12 00:42 · MS 2019

    감사합니다 근데 몇번 고민해봐도 모르겠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죠?

  • 치대생 시나몬 · 977900 · 20/07/12 00:49 · MS 2020

    3번 정도 보고 이해가 안 될 때에는 답지나 해설 강의를 봐도 됩니다. 그 정도로 고민하고 답지를 보면 스스로 어떤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 내가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가 확실히 보이거든요. 특히 문제집 말고 수능, 평가원 모의고사 기출 문제같은 경우에는 수능에서 요구하는 생각의 틀이 존재하기 때문에 충분히 고민한 후에 답지나 해설 강의를 보면 그 틀이 확실히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위에 정도면 충분하지만 조금 부연하자면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르는 문제도 충분히 고민하면서 풀어 보는 경험을 쌓는 것 같습니다. 조금 뜬금없는 비유일 수도 있지만...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시작했을때 처음부터 노래에 맞춰서 타지 않았잖아요 ㅎㅎ 같은 동작을 끊임없이 천천히 연습해보고(기출문제/연습문제 고민해 보면서 풀이) 다른 동작이랑 맞춰봐야(실전연습/모고 풀이) 아름다운 노래랑 같이 박자에 맞춰서 출 수 있겠죠(수능때 완성)? 그니까 첫단계로 충분히 고민하면서 풀어보는 게 정말 중요해요.

  • Splus · 949905 · 20/07/12 01:35 · MS 2020

    제가 이과생이고 수학이 1등급은 나오는데 항상 커트라인에 걸친 1이거든요.. 사실 제가 끈기가 없어서 모르는것을 충분히 고민해야하는데 조금만 고민하고 거의 10분 넘기면 바로 해설을 봅니다.. 지금 이미 7월인데 다시 관성을 깨고 시나몬님이 말하신 방법을 적용해도 괜찮은 걸까요? 이 방법이 저를 지치게 하진 않을지 걱정됩니다.

  • 치대생 시나몬 · 977900 · 20/07/12 01:45 · MS 2020

    고민해 보고 10분 넘기면 해설을 보는 습관이 이어지면 수능 시험장에서 문제가 한번에 안 풀렸을 때 당황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킬러문제같은 경우 한 문제를 10분 정도 고민하되 한 번 안 풀린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최대 3번까지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한번 안 풀린 문제를 돌파해내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지고 시험에서 문제가 안 풀리더라도 ‘돌아오면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커트라인에 걸친 1이라면 두 가지 케이스가 있습니다. (1)비킬러에서 시간이 뺏겨서 킬러 풀 시간이 없다 (2) 시간은 남는데 킬러 문제 접근이 힘들다. 각각 공부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출문제랑 n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푸는 연습을 해서 어떤 문제든 당황하지 않게끔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2) 충분히 고민하면서 킬러 문제를 돌파하는 연습을 한다.
    사실 1등급 컷일 때 (1), (2)가 명확하게 나뉘는 경우는 많이 없으니까 둘이 적당히 섞어가며 공부하시면 됩니다 ㅎㅎ

  • Splus · 949905 · 20/07/12 01:40 · MS 2020

    두번째 질문은, 제가 인강이 맞지 않아 독학서로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시나몬님의 방법을 적용하면 수학 실력을 제대로 키울 수 있고 체화도 쉽게 가능하지만 진도가 너무 늦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제 150일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과목하기도 벅찬 시점에 이 방법을 적용했을 때 다양한 수학문제들을 접할 기회가 적어질텐데, 그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시나몬님은 이 방법에 대해 긍정하는 입장이신가요?

  • 치대생 시나몬 · 977900 · 20/07/12 01:53 · MS 2020

    150일이라는 시간적인 압박이 크게 작용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질을 위해 양을 타협하는 방식으로 공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저는 작년에 킬러 문제로 구성된 n제를 풀 때, 질과 양을 모두 추구하기 위해 문제마다 시간 제한을 둬서 한번에 못 푼 문제를 또 볼 때 시간 낭비를 최소화했습니다. 물론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을 때 접하게 되는 문제 수가 적어지기는 하겠지만 위에 방법으로 그걸 최소화할 수 있고 무엇보다 수능에서 위기 대처 능력을 기르기 위해 같은 문제에 여러 번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닷!

  • 동글비 · 943117 · 20/07/12 04:22 · MS 2019

    수학 질문 답변 감사합니다
    더 찾아보고 궁금한 거 있으면 여쭤도 되나요?

    덕코 놓고갑니다
    감사해요

  • 치대생 시나몬 · 977900 · 20/07/12 06:45 · MS 2020

    아 치의학이랑 수학 관련성 물어보신 그분이시네용 ㅎㅎㅋㅋ 저야 댓글 남겨주셔서 더 고맙죠. 더 질문 있으시면 쪽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