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 문제 풀이에도 사고과정이 있다.
게시글 주소: https://d.orbi.kr/00031118683
시작하기 전) 이름이 언어로 바뀌기는 했지만, 저같은 틀딱은 '문법'이라는 말이 훨씬 편해서 그냥 문법이라고 하겠습니다.
피램 개념편 워크북 작업을 하다가 (거의 다 됐습니다... 많이 기다려주세요.)
갑자기 삘 받아서 칼럼 하나 씁니다. (사실상 강의 홍보)
저번주에 I step : 언어 강의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문법 개념 정리가 아닌, 제가 좋아하는 '문제 풀이의 사고과정'을 문법 문제에도 적용시켜보는 강의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본인이 문법 개념이 부족하여 문제를 틀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 이것도 맞습니다.)
문법 개념 인강도 두 세번 돌려보고 한 학생들이 문법 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문법 문제풀이의 틀'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최근 김기덕 선생님께서도 이야기하셨듯이,
관련글 : https://orbi.kr/00031028668
문법이든 비문학이든 똑같은 2점/3점인데, 우리는 비문학에 대해선 열심히 글을 읽는 틀이나 문제 풀이의 과정을 정리하지만,
문법 문제는 '그냥' 풉니다.
틀리면 '아 아는 건데 이걸 못봤누 ㄲㅂ' 이러면서 말이죠.
그런데 사실 문법 문제 역시 갓가원의 수준 높은 <보기> 문제들은, 어떠한 행동 양식이 정립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개념을 가지도 있어도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수능 국어영역에 '문법'을 통해 묻고자 하는 능력이 '독해력'과 '탐구력'이기 때문입니다.
독해하고 탐구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문제를 제대로 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이런 '탐구력'이 중요하게 다뤄진 기출문제들이 정말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문항인 2019학년도 수능 15번 일명 '바투' 문제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일단 먼저 풀어보세요. 뭐 워낙 유명한 문제라 풀어보지 못한 학생들은 거의 없겠지만요.
풀어보셨죠? 저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세 단계로 나누어서 설명드릴게요.
문법 문제 풀이의 기본은 '독해와 탐구'라고 했습니다.
1) 발문 '독해' -> 내가 해야 하는 것이 뭐지?
우리는 발문을 흘려 있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발문을 꼼꼼하게 읽는 것은 어느 문제든 중요합니다. 그리고 문법에선 그 위력이 배가 됩니다.
'국어사전'을 만드는 활동이고, '표제어' a와 '예문' b, c에 들어갈 말을 찾으라고 합니다.
뭐 b나 c에 들어갈 말은 '예문'이니 별 게 아닌데, a에 들어갈 '표제어'에 주목을 해야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표제어는 어떤 단어의 '원형'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럼 a에는 어떤 단어의 '원형'이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네요. '해야 하는 것'을 정리했습니다. 우리는 단어의 '원형'을 찾아야 합니다.
2) <보기> 및 선지 '독해' -> 무엇을 묻는 문제지?
우리가 찾아야 할 a의 후보는 '밭게'와 '바투'입니다. '바투'라는 단어를 난생 처음 들어본 수험생이 대다수여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이미 1번 단계에서 단어의 '원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생각을 한 채로 '밭게'와 '바투'를 바라보니, '-게'라는 것이 보입니다! 이 '-게'는 우리가 열심히 외웠던 '부사형 전성 어미'입니다. 문법의 핵심인 '독해와 탐구'를 하고 싶다면, 이 정도의 기본 개념에 대한 지식은 갖춰야 합니다. 이럴 때 써먹기 위해서 개념 강의를 듣고 개념서로 공부하고 하는 거예요.
아무튼, '밭게'는 부사형 전성 어미 '-게'가 쓰인, 용언의 '활용형'에 해당합니다. (교과서에서 이야기하는 '용언의 활용'은 '어간'에 '어미'가 붙는 일련의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애타게 찾던 '원형'이 아닌 거죠!
아 결국 이 문제는 '부사형 전성 어미'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탐구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탐구'해서 답을 내보도록 합시다.
3) 주어진 자료를 '탐구' -> 문제 해결하기
일단 a에 들어갈 말은 단어의 '원형'이 아닌 '밭게'가 들어갈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여기에 a 외에 제시된 또다른 표제어는 '밭다'라는 단어로, '밭게'가 a에 들어갈 수 있는 표제어가 아닌 이 단어의 활용형임을 한 번 더 확신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b와 c를 정해봅시다.
<보기>의 내용을 탐구해보니, b에 들어갈 예문은 '두 대상이나 물체의 사이가 썩 가깝게'라는 뜻을 가진 '바투'가 사용된 문장입니다. 역시 이것만 대충 읽고 선지를 판단하면, ㄷ을 답으로 고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제출 기한'까지를 '두 대상'으로 보면 딱히 틀린 게 없어 보이니까요.
이때 우리는 주어진 사전 자료를 '탐구'해야 합니다. b가 들어갈 예문은 '바투'의 1번 뜻에 대한 것인데, 바로 밑에 2번 뜻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1번 뜻과 2번 뜻은 분명 다를테니, 우리는 2번 뜻도 정확하게 알아보아야 합니다.
이 생각을 하고 나니, 2번 뜻의 '시간'이나 길이가~ 라는 말이 보입니다. ㄷ 문장은 '시간'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우리는 이를 통해 ㄷ 문장이 아닌 ㄹ 문장이 b에 들어가야 함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c 역시, ;밭다'의 2번, 3번 뜻을 고려하고 1번 뜻인 '시간이나 공간'에 주목해서 '독해'하면 ㄱ 문장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답은 바투/ㄹ/ㄱ의 5번 선지가 됩니다.
물론, 실제 시험장에서 굳이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해결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보자마자 '밭게'의 '-게'가 떠오를 수도 있고, '바투'라는 단어를 원래 잘 알고 있어 쉽게 해결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평소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고 과정'을 체계화시키는 연습을 한다면,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한 문법 개념을 문제풀이에 100%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 외에도, 대부분의 고난도 문법 문제들은 위의 3단계를 거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시험장에서 중구난방식으로 헤매며 문법 문제를 풀고 있었다면, 이 기회에 본인만의 풀이 과정을 정확하게 정립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피램과 함께 이 과정을 연습할 수도 있습니다. 6시간만 투자해서 문법 문제풀이의 공고한 틀을 만들어보세요.
(3~5강은 다음주 완강 예정)
강의 OT
강의 링크 : https://class.orbi.kr/course/1890
기승전광고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 칼럼 내용만 잘 숙지하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화이팅이에요 ㅎㅎ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한국사 1
-
엉엉
-
11덮 지구 44점 나왔는데 난이도 어느 정도인가요?무난무난한거...
-
대성 패스 구매하실 분 메가커피 기프티콘 같이 받아요 1
대성 마이맥 패스 구매하실 분 메가커피 쿠폰 같이 받아요! id :...
-
절반풀어서 5일이면 다풀것같은데 기출을 할까요 이감 시즌6할까요?
-
사문은 말할것드 없이 어려웠고 생윤도 10덮 보단 어려운거같은데
-
곡선의 길이 이런거 은근 무서운데..
-
모두들 굿밤 되세요
-
슥 보고 있는데 ㄹㅈㄷ긴 했네... 미적러들은 5가 1개임ㅋㅋㅋ
-
어땠으려나요
-
고운 사랑 모아~
-
딱히 진심응시할 생각은 없긴 한데 외우고 들어가서 날먹할 수 있는거 있나요?
-
수능 직전에 풀거여서 너무 어렵지 않은걸로 추천해주세요옹
-
남은기간계획 3
국어 격일실모 영어1일1실모 수학1일2-3실모 사문1일1실모하다가 2실모 한지 눈에...
-
그 뉘앙스는 비슷한데 자세히봐야 다른 거 평가원보다 두배는 더 많이 깔아놔서 질질...
-
민주주의의 승리다 독재자여
-
올해 읽은 스무 권 살짝 넘는 책들 중 단 네 권만을 썼구나.. 사실 대여섯 권...
-
사설기준 시간도 많이쓰고 꽤 틀리는데 양치기가 답일까요? 평가원거만 다 모아서...
-
문제집 푸는데 인 보이네요
-
주세요
-
나쁜말 금지임요 요즘 피방 점유율 많이 올랐다는데
-
스타강사라 소통하고 싶은게 아니라 친밀함?은 조금씩 느끼면서 다니는 거 좋아하는데 어떤가여
-
빡모 4,1 차영진 킬캠2 양승진2는 풀 예정 입니다… 문과2컷 수준이예요
-
남은 8일 계획 2
영어와 사문에 집중투자+제2외는 찍먹만 오늘 11투스 점수 보니까 영어사문땜에 대학급간 낮아질듯
-
못 보면 그냥 내년에 다시보면 되기 때문입니다. 접수 비용도 싸요 몇만원 안되어서...
-
8일의기적간다 3
ㄹㅇ
-
85 86 88 86인데… 하
-
“훈스피릿”
-
궁금!!
-
생명과학 세포분열 질문 12
ㄷ에 세포 한개당 H수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t1일때 2n이고...
-
수학I 비킬/준킬 모의 IN:troduction 0회 0
안녕하세요. 모의고사 홍보하러 온 인듐입니다. 홍보하는데 근데 아무것도 없으면 안...
-
어떻게든 되겠지 0
나도 모르겠다 이제 ㅋㅋ
-
omr 문항 그냥 수직선 하나 그어서 체크해도 되나요? 4
일일이 동그라미하면 손 아프고 힘든데.. 그냥 직선 하나 그어서 마킹하면 인식 안...
-
1709 5번선지인데 이거 제대로 해설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 그래서 걍...
-
물론 좋은 학교는 아니고...걍 지거국임
-
실모 난이도 너무 심함
-
그래도 수능 치기 전에 한번 더 풀긴 해야겠죠..?
-
이런 문제 푸는 낭만이 없어짐
-
작년 수능장 들어갈때 타자등장곡마냥 입장 브금깔고 들어갔음 1
https://open.spotify.com/track/5uNi1Bq4218eVbnt...
-
세계사 백분위가 전과목 중에서 가장 낮음 ㅅㅂ
-
열품타 방 만들었어요 30
https://link.yeolpumta.com/P3R5cGU9Z3JvdXBJbnZp...
-
6만 정도?
-
아니먼
-
올해 실모 풀면서 고전시가에서 4번이상 본거같은데 연계임? 이름특이해섶나올때마다 기억하는데
-
정법에서 대통령 탄핵 정족수가 나올려나?
-
떠나지않아요~
-
김승리 올오카 강의가 짧은편은 아니잖아요 그냥 강의 안듣고 제 스스로 지문...
괴램!괴램!괴램!괴램!
바투문제 풀때 0.1초간 밭게가 그 활용형 밭게인가?라는 생각이 스쳐갔지만 "에이 설마 평가원이 그런 xx같은 문제를 내겠어?"라면서 -게라는 접사가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래도 바투가 활용형이라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ㅎㅎ 그런 실전에서의 삐끗함은 정말 잡아내기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됴ㅠㅠ
제가 감히 첨언하자면.. 접미사와 어미를 구분할 때는 다른 어근 or 어간에 붙여 보면 도움이 됩니다. 어미는 결합하는 어근이 한정적이지만, 어미는 어간과 결합함에 있어서 (100%는 아니지만) 자유롭습니다.
-게 라는 접사가 없다는 확신을 가지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런걸 외웠을 리가 없죠
정말 좋은 글 :-)
감사합니다 선생님 보고싶어요 흑흑
아직 기출문제집 안 샀는데 워크북이랑 기출문제집 중에 어떤 거 더 추천하시나요?!
둘 다 타겟이 살짝 다릅니당 워크북은 말 그대로 개념편 복습용 교재이고, 기출문제집은 새로운 마음으로 푸는 기출문제집이에용
예전에 기출 분석하면서 알게되었는데 이러면 암기해야될 양이 확 줄더라고요 :)
이게 진짜죠! 정말 엄청나게 많이 알 필요가 없습니다.
윤갤일동은 피램을응원랍니다
감사,,,?
념글 ㅊㅊ
문법은 i스텝밖에 없나요?
넹 파이널 떄도 잠깐 다루기는 할 겁니당
OOO : 게 도록! 게 도록! 게 도록!
이제 '게'만 보면 D사의 '그분' 이 떠오르네요
이윾시 띵언제조기햄님입니다
피램 너무 좋은 책인 것 같아요 ㅎㅎㅎ 피램 기출 사려고 하는데 1,2,3권 차이가 뭔가요
바투보고 바바예투 생각남 엌ㅋㅋㅋ
근데 ㄱ.ㄴ.둘다 밭다ㅡ1에 들어갈수있는거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