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의 우문현답 - 9평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게시글 주소: https://d.orbi.kr/0003820317
학원 수강생들이나 같이 일하는 정선생, 페로즈는 이미 알고 있는 얘기겠지만 나는 예체능 특기자였다.
현실(이라고 거창하게 쓰고 부모님이라고 읽는)과의 타협을 통해 결국 고등학교에 들어와서야 급히 인문계로 전향했지만, 예상대로 모의고사 성적은 불지옥의 바닥. 고교 1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반 최하위였나 밑에서 세 번째였나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현재 자신의 객관적 위치 진단 어쩌고... 이건 개소리다. 객관적으로 위치를 진단해서 어쩔 건데? 지금 내가 전국 9천 등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가 목표하는 건 전국 천등 안쪽인데, 뭐 얼마나 한숨쉬어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나?
천만에, 모의고사의 기능은 딱 하나다. 자신의 주관적 상태 파악이다. 남은 60일을 어디다 써야 될지만 알면 된다. 어느 과목 파이널에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판단하는 기능이 전부다. 그거 빼곤 모의고사는 정말 백해무익한 존재다. 벌써 7년째 수험생들을 보아 오는데, 모의고사란 게 도움이 되는 경우를 거의 보질 못했다. 잘본 놈들은 잘봤다가 신나서 쳐놀다가 망하고, 못본 놈들은 ㅅㅂ어떡해 하면서 안그래도 귀중한 60일 중 일주일을 싱숭생숭 날려버린다. 진짜 성공하는 애들은 어떤 경우냐고?
간단하다. 내가 정말 리스펙트하던 친구처럼 하면 된다. 이 녀석은 항상 반에서 상위권이었지만, 그렇다고 뭐 전국에서 노는 그런 레벨까진 아니었다. 하지만 이 녀석의 장점은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 때는 거의 2개월에 한 번 사설 모의고사를 쳤는데, 이놈은 그냥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채점 후 애들이 난리법석을 떠는 동안 조용히 오답노트를 만들어 놓고 떨어진 과목, 오른 과목을 자기 수첩에 기록해놓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공부 시간표를 수정한다. 수학이 올랐으니 한 시간 줄이고, 영어가 떨어졌으니 한 시간 늘리고.
정말 간단하지만, 이거야말로 필승비법이다. 이놈은 타인이 뭘 하든 관심이 없다. 단지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수험생에게 이건 건 축복에 가까운 재능이다. 내가 뭘 해야 뭘 얻을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 그런데 자기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이걸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의고사를 치는 거다. 내가 뭘 해야 할지, 가상의 출제자들에게 물어보는 것. 그게 전부다. 게시판에서 키워들에게 물어볼 필요는 전혀 없다.
법대생들도 사법시험 모의고사를 친다. 10월쯤엔가 전범위 모의고사를 치르고, 다들 술마시러 가던 중이었다.
이안: 님 어디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공리=거짓 0
(A가 거짓->모순)(A가 참) A에 공리 대입시 (공리가 거짓->모순)(공리가...
-
점메추
-
현역 정시파이터입니다! 노베이스고 1~2학년때 공부를 대충하고 이제 막...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담뇨단이 되어버린 이야기 담뇨담뇨
-
ㅈㄱㄴ
-
더프로라도 에피를 달아야지 에휴다노
-
목표 메디컬 (일단 약대) 인데 작수 물리 2, 지구 4 (6평 4, 9평...
-
충남대 수의대 합격자중에 빠지시는 분 계신가요..? 보시면 연락주세요
-
ㅠㅠㅠㅠㅠㅠㅠ 잠 깨는법좀 알려주세요
-
사탐 백분위 99 vs 과탐 백분위 91 뭐가 쉽나요? 4
둘 다 경험해보신 분 있나요?
-
얘가 상염인지 성염인지부터 귀류해야함?
-
6시에 알반데 더프 시험장이랑 알바하는 데랑 50분 거리인데 ㄱㄴ?
-
오늘 1차 추합이라 치면 2차는 모레고 3차는 글피고 그런식인가요
-
죄다 취업률 1위임? 모두가 1위인 세상 ㄷㄷ
-
결전의 시간이다 0
-
진짜 문제 왜이럼..걍 물리스테이할까
-
공통수학
-
글 60개 지움 6
산넘어산이네
-
1.새터나 오티 같은거 늦게 추합되는 사람들은 못갈수도 잇나요? 못가면 친구들 잘...
-
11시부터공부 1
기록용
-
ㅇㅂㄱ 6
-
이제 물탈 돈도 없다고 제발 그만하자고
-
https://www.etnews.com/200807290256젠슨 황 형님도...
-
ㅠㅠㅠㅠ 초코내놔
-
점메추좀
-
덕코로 편의점에서 사먹는 문화
-
하...
-
얼버기문화
-
진짜 하루종일 피곤한 느낌인데 자고싶을땐 깊게 못잠듦
-
우리 가시리랑 동동배우고 다같이 답답한 일 있으면 아으 동동다리 이랬음...
-
⭐️ 연세대학교 중앙새내기맞이단에서 25학번 아기독수리들을 환영합니다 ⭐️ 0
⭐️ 연세대학교 25학번 아기독수리들 주목 ⭐️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
시끌시끌시끌시끌 0
와글와글와글와글
-
너무 조용한걸…
-
얼버기 2
-
맞음? 가본적이 없어서 뭐하는덴지 모르겠네
-
시대 재종 질문 0
시대 개강하면 과탐 투 강의 듣던데 개념부터 시작하나요??
-
은테 고닉분들 11
맞팔이 구해지긴 해요? 이쯤되니까 다 아는사람이라 아무리 맞팔구를 올려도 댓이 없던데…
-
얼버기 3
네.
-
이 글 본 사람 글 쓰면 오늘 하루 운+1 됨
-
피방에서하는게 안전한가요
-
맞팔하실 분 4
잡담 태그 잘달고 뻘글 거의 없음요 팔취 먼저하는게 아니면 안해요
-
댓 없는 얼버기는 처음이야…
-
https://cafe.naver.com/pnmath/3808705?tc=shared_link
-
잡담 태그 잘 달아요 팔로우 취소 안해요
-
뭐임
-
아 큐브 진짜 3
안되는거 쳐 물어봐서 안된다고 얘기했더니 3-4점 주는거 진짜!!!!!!!!!!!!!!!!!!!
-
문학입니당? 1
이런 시대별 특징 등등을 노트 정리 해야 하나요? 아직 고1이여서 지문을 접한...
-
얼?버기 0
밖이 어두컴컴해서...
좋은글 감사합니다~ㅎㅎ 캡쳐해두고 두고두고 봐야겠어요
심적인 부담이 안생길순없죠.
그냥.. 무거우면 무거운대로 짊어지면 그뿐
그겁니다. suck it up! 하고 가야 하는 거죠.
저기..오르비 논술은 얼마 정도 하나요?ㅜㅜ
파이널은 대치동과 똑같을 겁니다. 회당 10만원 정도 할 거예요. 특강 첨삭비 교재비 뭐 그런 명목으로 추가요금 붙는 게 없으니까 실제로는 오르비가 더 싸겠지만. 저야 학부 졸업생들을 가르치니까 훨씬 더 고액에 익숙하지만, 고3 수험생들에게 논술학원들의 파이널 단가가 부담스러울 거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군요. 고대 파이널 때는 조금 더 낮추어 보자고 정선생, 페로즈와 의논중입니다.
회당 10만원이라는게 추석특강과 직전특강이라고 말씀해놓으신 약 11일 가량 각각을 말하시는 건가요? ㅠㅠ
제 삶은 매우 스토아 학파적인 것이었습니다만.. 아무튼 말씀하신 바가 맞습니다. 1일 1회로 간주되니까요. 뭐 로컬 마켓의 모 학원들은 회당 11을 매기고도 모자라서 교재비를 걷기도 한다지만요ㅍㅍ 전문대학원만큼은 아니지만 학부 입시의 사교육비 부담도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은 합니다.
다른격려글봤지만
은결님게시글첫문장 부코우스키의 한문장을보고 힘들어하고있는지금제자신을불러일으켰네요 감사합니다
더이상 수험생이 아니지만 제가 하고싶었던 말들을 잘 표현해주셨네요
추천드리고갑니다
마지막...?!가인상깊네요
마...지 ...막..글.. 머임 가슴에 진짜로 와닿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