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4Answer [592707] · MS 2015 · 쪽지

2022-11-30 00: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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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과외를 찾는 분들에 대한 팁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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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14년부터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으니 사교육판에 뛰어든지도 10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진짜 만으로 10년이네요. 


국시준비도 해야하는데 마통의 압박을 보고 퍼뜩 정신차려서 더 열심히 과외를 구하다 보니 벌써 지금 하는 과외만 6개가 되어버렸습니다. 마지막 국가고시 모의고사를 준비하면서 과외까지 죽어라 뛰다 보니 몸에 진이 다 빠지지만 학생들의 감사하다는 인사와, 쌓여가는 통장 잔고를 보면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이제 논술 시즌이 끝나서 저도 제 공부 하면서 소소하게 과외하는 중입니다. 


아마 공부 좀 한다 소리 듣는 분들은 수능 끝나고 대학 가기 전에 과외나 잡아볼까 생각들 하실겁니다. 그에 대해서 몇가지 조언 아닌 조언을 뚜닥뚜닥 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과외에서의 대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 판은 여자 선생님의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도 그럴게, 여학생은 여선생님을 선호하고, 남학생은 성별을 별로 신경 안씁니다. 수학적으로만 봐도 3:1의 파이죠? 거기에 학부모님들께서 가지신 약간의 고정관념 비스무리한게 있습니다. 여선생님이 좀 더 꼼꼼하게 챙겨주리라는 믿음 말이죠. 덕분에 과외 구인은 대부분 여선생님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몇 달 전에 불탔던 ㅂㅎ있죠? 그양반이 왜 그돈 받는지 궁금해 하신분 많으셨을텐데, 간단합니다. 여선생님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래요. 비슷한 스펙의 남자였다면 절대 그 돈 못받는다에 제 손목 걸기는 좀 겁나니 옆에서 자고 있는 친구 손목 걸겠습니다ㅎㅎ


각설하고, 과외는 크게 두 가지의 종류로 나뉩니다. 본인이 시작하시려면 이 목적부터 명확하게 하셔야 해요. 

뭐냐? 내가 전문 선생으로 갈 것이냐/그냥 용돈벌이 부업으로 삼을 것이냐


전문 선생까지 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저 또한 이 길을 그렇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가장 큰 것은 사회적 시간이 다른 직종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남들 쉴 때 일하고, 남들 일할때 쉬어요. 이러면 인간관계의 풀이 매우 좁아집니다. 학원판에서 수천 땡긴 제 친구도 이 이유로 학원판 익절하고 그냥 대기업 들어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부업이자 용돈벌이로 과외를 구하는 사람일텐데, 앞서 말씀드렸듯 남자 선생님의 경우는 좀 더 많은 스펙이 필요합니다. 


가장 편한 방법이 지인 추천이죠. 이러면 학벌이 좋아야겠죠? 아니면 특정 과목 수능 성적이나 내신이 좋던가요.


학벌이 약간 어중간하다 이러시면 지역을 옮기셔야 합니다. 근처에 명문대가 있는 지역이다? 학벌 어중간한 초짜 강사를 써줄 사람은 아무도 없죠. 대전이나 서울 관악구 과외 시세가 개판난 이유가 궁금하시면 그 옆에 있는 대학교를 보시면 됩니다ㅋㅋ


학벌이 어중간해도, 남자라도, 이런 조건들 다 씹어먹을 방법이 있긴 합니다. 경력은 그 어떤 것도 씹어먹을 수 있어요. 

지인추천이 아닌 방법으로 과외를 구하고 싶으시면, 일단 학원 질문조교든 뭐든 본인 경력에 추가할 만한 것들은 다 하고 보시는게 좋습니다. 


아니 나는 그냥 부업으로 하고 싶은건데 경력이나 쌓으라고?? 네 어쩌겠어요. 남의 돈 먹는게 어디 쉬운 일이 있던가요. 


그리고 용돈벌이로 과외를 하고자 생각하는 분들이 하나 명심하셔야 할 것은, 최저시급이 올라가도 과외 시급은 그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다른 알바를 찾아보시는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릅니다. 좋은 학벌을 가졌음에도 과외할 때 드는 정신노동에 비해 시급이 짜다고 그냥 피씨방 알바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반대로 제 동생처럼 과외 같은거 재미없어서 안한다고 카페알바만 주구장창 하다가 요즘들어 저한테 과외 좀 구해달라고 찡찡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림도 없지. 수수료 왕창 떼가는 악덕 업주가 될 계획입니다ㅎㅎ


이상이 이제 과외를 구하기 전 생각하셔야 될 점들입니다. 



이제 과외를 어디서 구하는지 각각 장단점들을 좀 알려드릴게요. 

지인소개-뭐 이건 케바케라 더 언급할게 있나 싶네요. 

김X외-그나마 좀 잘 구해지는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첫 달에 수수료가 좀 많에 떼이는데 이거 안내겠다고 꼼수쓰다가 영정먹을 가능성도 있으니 맘 편하시려면 그냥 수수료 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숨X-학생이나 학부모가 뭐를 원하는지 글을 쓰면, 어플에서 그걸 선생들에게 보냅니다. 선생들은 포인트 결제를 해서 거기에 견적서를 보내고 거래를 트는 방식입니다. 경력이 있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갑입니다. 무경력자는 돈낭비에요. 

당XX켓-지역에서 과외 구하려면 가장 괜찮은 어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다만 지역에 명문대가 있다? 네 딴데 가십쇼. 그리고 이상한 학원같은데서 자꾸 문자오니까 되도록 kt 듀얼폰 같은거 깔고 다른번호 적어놓으세요. 

오르비 과외시장-저도 정회원 결제해서 이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몇번 구하긴 했습니다. 다만 여기도 경력자가 절대 갑입니다. 

설X-여기는 화상과외 업체인데 스카이만 받습니다. 아니 왜 카이스트나 포공이나 의치한 안받고 하필 스카이인지 잘 이해가 안가긴 해요.


그 외 여러 카페 과외구인 게시판에 와드박아놓고 그때그때 구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보통 학원이나 업체에서 구인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또한 수수료 떼이는건 각오하셔야 합니다. 


정 급하면 전단지 인쇄해서 붙이고 다니는 방법도 있고요. 하지만, 지역에 명문대가 있다면..


이렇게 쓰고 보니 결국 경력 없는 신입이 무언가 구하려면 지인소개 정도밖에는 방법이 안보이긴 하네요. 유병재가 가슴치면서 외치던 '나같은 신입은 어디가서 경력을 쌓냐!'는 과외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페이는 얼마정도 받느냐?

저는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페이의 기준이 있습니다. 

보통 신입이 2~2.5정도 된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3.5정도까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서울대나 의치한의 경우 초보라도 3-3.5받는 경우가 있으나, 이건 진짜 특수한 케이스죠. 

시급이 5~6이상이다. 이건 진짜 그 과목 준비 하나도 안하고 책 하나도 안펴고도 강의가 줄줄 나오면서 킬러문제도 술술 풀 수준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니 이정도 안되면서 이 페이 받는건 사기라고 생각해요. 


초짜일때는 방법 없습니다. 최저시급 가깝게 굴러야죠. 다만 경력 좀 쌓이고 내가 봐도 XX원 정도는 받아야겠다 싶으시면 과외가 결렬되는 한이 있어도 그 돈 부르시는걸 권유드립니다. 돈이 진짜 급하신게 아니라면요. 

사람 심리란게 결국 내가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느끼면 태업으로 이어지게 마련이거든요. 이러면 학생은 무슨 죄며, 본인한테도 손해 아니겠습니까. 


페이는 어떤 방식으로 받느냐?

보통 크게 시급과 월급으로 나뉩니다. 일단 가능하면 시급으로 바로바로 정산받으시는게 속 편합니다. 환불이네 뭐네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고요. 

또 제가 월급을 추천 안하는 이유는 몇몇 학부모님들의 도 넘는 요구때문도 있습니다. 월급제로 하잖아요? 가끔 가다 보면 무슨 과외선생을 전속 교육노예로 부리려는 분들이 있어요. '선생님 이것도 해주세요, 저것도 해주세요'

시급제로 하면 그런 요구에 웃으면서 대응 가능합니다. '네 고갱님 이것도 해드리려면 이건 DLC니까 추가과금 하세용ㅎㅎㅋㅋㅈㅅ'


그렇다면 흔히 과외에 대해 가지시는 F&Q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지방의치한이나 과기원에 진학했는데 과외 구하기가 쉬울까요?

네 잡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 지역 과외 사이트나 어플이 있습니다. 다만 하나 명심하셔야 할 것은 지방의 경우 페이가 일단 쌉니다. 학부모님들이 생각하는 적정 페이 선이 애초에 서울에 비해서 낮은 편입니다. 그리고 지방의 경우 대치동식 단과 시스템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 하지 말라고 말씀드린 월급제를 주로 요구하십니다. 거기 학원들 방식이 한달에 얼마 주면 모든 과목 보장 이런식이거든요. 


2. 초보가 과외를 구하려면 어떤 스펙이 필요할까요? 수능 성적도 되나요?

학벌/경력 이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가지고 있으셔야 합니다.  딱 보이는 스탯이 이 두개거든요. 경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요, 학벌의 경우는 상대적입니다. 예를들어 내가 건동홍 라인 학교를 다닌다 해도 해당 학부모님께서 '이정도면 우리애 맡겨도 되겠다'생각하시는 경우 과외가 잡히죠

수능 성적의 경우는 생각보다 좋은 스펙이 되지 않습니다. 많은 학부모님들께서는 눈에 보이는 '학벌'을 보고 판단하시지, 복잡한 수능 성적표는 잘 안보시더군요. 국어의 기술을 보신 분들은 아실 예전의 이해황 선생님이나, 아니면 과외를 처음 시작할 당시의 저처럼 수능 성적표 하나 달랑 들고 과외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3. 업체를 거치니까 첫 달 수수료가 너무 많이 나와요.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과외선생을 떠나 과외 중개업까지 진출했는데, 수수료는 칼같이 뗍니다. 애초애 이 업체의 능력으로 물어온 분들이지 본인 능력으로 물어온 분들이 아니니까요. 인맥도 능력입니다.

물론 수수료 안내고 우회하는 방법도 있는데 업체들이 바보가 아닙니다. 이거 우회 잘못했다가 영정먹거나, 과징금 택으로 더 많은 돈을 물어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한마디로 괜히 어설프게 안내려다가 손목 날아가는 상황을 맞지 않으시려면 수수료는 내는게 좋습니다. 


4. 세금문제는 어떻게 하나요?

일단 대학생 과외의 경우 세금문제로부터는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대학생 신분이 아닌 경우 교습자 등록을 해야 하며 소득세가 발생합니다. 


5. 말씀하신 경력쌓기를 위해 학원조교를 하려고 하는데요

이게 왜 이런 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단순 사무보조 외 교습업무를 하시려면 대학교 3학년 이상의 학적이 필요합니다. 저도 옛날에 학원강사 할 때 이것때문에 학교랑 교육청이랑 엄청 전화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런 교습 업무에는 질문 조교도 포함됩니다. 즉 원칙적으로는 대학교 3학년이 되지 않으면 질문조교도 못합니다. 근데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이걸 씹죠. 파릇파릇한 갓 수능 본 애들이 대학교 3학년보다 나을 때가 있으니까요. 


이외에도 혹시나 질문 있으실시 댓글 달아 주시면 제가 시간 되는대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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