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DTF. [836817] · MS 2018 · 쪽지

2022-12-07 16:29:08
조회수 4,736

시와 음악에 대한 간단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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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용을 진행하기에 앞서


이 글의 내용은 수험생이 알아야 할 실전적인 운문 문학공부를 하기 전 단계에서 

알아야 하는 교양(?)수준의 내용이 대다수임을 알려드립니다.


그저 수험판에 3년간 있으면서 ”아 문학은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과 조금의 수험적인 지식을 합쳐 적은 칼럼이니, 


그냥 가볍게, 말 그대로 신문기사에 실리는 ’칼럼‘처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바로 들어가봅시다.




0. 문학이란 무엇인가?


일단....음....수험생의 입장에선 아마 

”1등급을 위해 빨리 처리하고 지나가야 하는 부분“

이란 정의가 가장 와닿겠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였고, 

사실상 시간관리가 성적을 결정하는 주축 중 하나가 되어버리는 수능에선 백번 맞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능이 막 끝난 시점이고 하니, 한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어떤 단어를 자세히 알고 싶으면,

표준국어대사전을 찾는 것만큼 정확한 탐색법은 없습니다.

한번 찾아보죠.



오.... 그렇다는군요. 

즉,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라는데...?

익숙한데 제대로 찾아본 적은 없는..

이 예술이란 놈의 뜻은 뭘까요? 이것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찾는건 2번의 의미겠군요.


즉, 문학은 언어를 개성적으로 사용하여 

사상/감정 등을 아름답게 표현하려는 인간의 작품 ! 

으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에 발표된 시, 소설, 고전시가는 너무나도 많이 존재합니다.


위 정의에 따라 그 이유를 간단히 생각해보면...

이 문학이라는 것이 개인이 어떻게 언어를 개성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간접적으로, 

혹은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그 갈래들 중

운문과 시에 대한 내용을 다루어보겠습니다.


1. 운문


먼저 도입부터 운문의 정의를 가져와 봤습니다.


간단하게 이를 가공해보면, 

일정한 규칙과 운율이 담긴 글을 크게 퉁쳐 운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이 중 “시“라고 적힌 부분이 

이 칼럼에서 다루는 주된 갈래가 될 것이니, 

시의 정의도 같이 가져왔습니다.




시는 이러한 운문에 속한다는 점에서 

운율을 지닌 글이라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는데요.


이 부분이 바로 시의 형식을 나누는 기준이 됩니다.

형식에 대한 내용을 먼저 살펴보죠.




1-1. 시의 겉부분- 형식


이를 더 자세히,

그러나 수험생의 입장에서 친근하게 짚고 넘어가기 위해 

여러분께 익숙할 수도 있는 시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p...ptsd?

작년 9평..?에 나왔던 지문으로 기억합니다.

이 문제의 보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잘 보니, 되게 특이한 시이기도 합니다.

시론 성격의 시 (아니이왜기승전서정시가아니고...)라는군요.


여기서 제가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시는 노래의 성격을 되찾아야 한다“입니다.

처용의 부른 ”노래” 귀신을 쫓을 정도로 강력한 노래였지만,

막상 그 목청을 떼어낸 가사는 아무런 힘이 없다는 대목

+

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말 속에 은밀히 심장의 박동을 골라 넣는다는 대목.


이 두 대목의 차이에서 위의 주제의식을 느낄 수 있지요.

시와 노래는 실제로도 매우 연관성이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노래는 때때로 음과 타협을 하고 감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줄임말, 음절 맞추기가 필요하지만


시는 타협할 음이 없기에 위와 같이 은밀하게 운율을 사용하고, 

조각상을 만드는 듯 자신의 개성이 담긴 언어를 하나하나 깎아나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즉 노래와 시는 정말 정말 비슷하지만, 노래는 선율과 운율, 시는 운율이 가장 큰 특징이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면,

시는 형식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


위에서 설명했던 운율을 기준으로 이 시들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정형시: 일정한 시적 규칙에 따라 지어지는 시 (시조가 대표적: 엄격한 틀로 운율을 중시)

자유시: 전통적인 형식을 떠나서 자유로운 표현으로 작자의 감정이 표현된 시 

산문시: 행, 연을 나누지 않는 산문 형식의 서정시 


즉, 정형시는 과하게 시의 구조를 엄격하게 정하며, 

자유시는 형식에서 조금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과 운율은 여전히 살아있는 시,

 산문시는 행, 연을 나누지 않는 형식으로 대부분 이야기가 담기는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래로 치면, 

정형시는 구성이 대개 비슷한 메인스트림 음악, 

자유시는 인디 계열의 음악, 

산문시는 음악 중에서도 짧거나 긴 의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음악...

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사실 이 설명을 위해 시와 음악을 연관지어봤습니다.)




1-2 시의 내용


앞에서는 시의 형식을 크게 살펴보면서 시의 겉을 뜯어보았는데요, 

이번엔 시의 내부로 들어가 내용이 구성되는 방식과 해석에 대한 내용을 합쳐 설명해보려 합니다.

(여긴 수능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담겨있으니 발췌독하실 분들은 잠깐 정지하고 읽으셔도 좋습니다.)


두괄식으로 들어가자면, 제가 생각하는 시의 본질은 이러합니다.


“1인칭의 문학”


말 그대로, 1인칭, 즉 “나”가 보는 세계를 나(화자)의 눈으로 그려낸 문학이 시라는 것이죠.

그러므로 시에 드러나 있는 모든 대상은 화자의 감정에 의해 왜곡되어 있습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시 자체를 읽으면 시가 새로운 각도에서 들어옵니다.


그러나 이것만 들고 들어가서 시를 읽기, 

한가지 요소가 더 걸립니다.


시에서 말하는 화자의 언어는 이미지들로 뒤덮여있습니다.


(사실 더 정확한 문학개념어들- 시각, 촉각, 청각적 심상, 공감각적 심상 등이 존재하지만,

시를 읽을 때 들어오는 그 느낌의 일체를 이미지라고 그냥 퉁쳐서 말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시를 간단히 감상하는 법에 대해 쓰는게 주 목적이니...)


이렇게 우수수 쏟아지는 이미지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당연히 위의 원칙을 적용하면,

이 이미지들에 화자의 감정이 어떻게 녹아들어가 있는지를 생각해봐야겠죠.

(잘 만들어진 시는 동떨어진 이미지를 가져와놓고 문학적 가치가 있다고 높게 쳐주지 않으니까요.)


정리하면, 

화자에 의해 왜곡된 세계를 표현하고, 연결한 이미지들을

화자의 전체적인 감정과 연관을 지어 생각해본다.


라는 내용이 제가 시를 감상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화자의 감정에 변화가 생기면, 

당연히 그에 맞추어 화자가 여러분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들도 변할 것입니다.


그럼 다음 시를 한번 보죠.



<연륜>입니다.


먼저 화자의 감정이 드러난 부분을 빠르게 스캔해보면... 아하.

마지막 부분에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 라고 하고 있네요.

아마 후반부의 감정은 “열정”일 것입니다.


다만, “굳어“ ”초라한 경력을 끊겠다?“

라는 부분들이 댕강댕강 보이는 것에서

오... 후회 속에서 열정있는 삶을 다짐하는건가? 

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시의 이미지들을 아울러 읽어낸 것이 아니기에

어떤 경우 뇌피셜로 이어지기가 쉬운 접근입니다.


하나하나 이미지를 따져보죠.


1연: 서른 나문 해가 무너져 깔리는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 이 시의 제목을 보아하니, ”연륜”에서 해는 “年“의 의미를 가진 단어일 듯 하군요.

그러니 그러한 해가 무너져 깔린다...?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2연: 뜻을 펼치려 했으나, 그 뜻은 감기고 감겨서 연륜이 되는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 또 ”연륜”이 등장하였습니다. 이 연륜의 내력(?)을 이야기 해주는군요. 

못 펼친 뜻이 모이고 모여, “연륜“이 되었다고 합니다.


3연: 1,2연에서 연륜과 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한 섬이 등장합니다.

화자는 이 섬으로 갈매기처럼 꼬리를 떨며 가고 싶다는군요.

-> 아직도, 확실한 건 모르겠습니다. 

다만 화자는 이 섬으로 가고 싶어한다는 점이 뚜렷히 보입니다.

 

4연: 하늘의 색, 그 아래 피는 맑은 꽃, 무너질 적에는 눈빛을 파도에 적시는 화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 확실하게 잡지는 못하겠지만, 이 화자는 파도를 보고 하늘을 보고 있습니다.

아마 이 화자는 섬에 도착하기도 한 걸까요?


5연: 확실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습니다.

위에서 했듯이 똑같이 읽어보면...!


화자는 초라한 경력을 육지에 막습니다.


주름 잡힌 연륜을 끊습니다.


그리고, 불꽃같이 살겠다 다짐합니다.


”여기서 모든 떡밥이 완결되는구나” 라고 느낀다면 (!!)

충분한 감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초라한 경력은 못 펼친 뜻과 거의 같은 말로 볼 수 있는데,

화자는 이를 육지에 막았습니다.


...아, 화자는 섬에 도착했던 것이었군요.


그런 후 다음 이미지에서는, 

1-2연에서 그 내력(...)을 밝혔던 연륜을 끊어버리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한 뒤

불꽃같이 살리라. (아마, 화자가 그토록 원하던 섬이 아닐까요.)

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만 잘라서 중요한 심상만 쓱싹하자는 의도와 

다른 수준의 빌드업이 보입니다.


이렇게 이미지를 연결하고 읽는 것이, 

시를 창작한 작가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이는 독해니까요.


선지분석을 따로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방법을 연습하면 다음과 같은 선지에 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21 수능 국어 44번 문항입니다.


시를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읽었다면, 

(나) 시의 ㄴ 대목에서 

화자는 어떤 소리를 들었는데 부르는 소리인가?

물살을 헤짓는 소리인가? 라고 생각을 했다고 나와있죠.


그러나 선지에서는 누가 부르던 소리를 물소리로 들었다고 써있죠.

이미지에서는 “어떤 소리를 들은 화자가 그 소리의 출처에 대해 생각하는 중”

이었는데 “누가 부른 소리를 물소리로 들었다”는 명백히 위배가 되는 사항입니다. 


이처럼, 시의 내용은 화자의 감정에 맞게 얼마나 잘, 

정확하게 이미지를 읽고 연결하는지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달라집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 너머 노래를 현대시처럼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1-3 그 너머


이제 노래로 가보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일들이 있지

내가 날 온전히 사랑하지 못해서 

맘이 가난한 밤이야


수많은 소원 아래 매일 다른 꿈을 꾸던

아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

겨우 내가 되려고 아팠던 걸까


어린 날 내 맘엔 영원히

가물지 않는 바다가 있었지


이제는 흔적만이 남아 희미한 그곳엔

설렘으로 차오르던 나의 숨소리와

머리 위로 선선히 부는 바람

파도가 되어 어디로든 달려가고 싶어


작은 두려움 아래 천천히 두 눈을 뜨면

세상은 그렇게 모든 순간

내게로 와 눈부신 선물이 되고


숱하게 의심하던 나는 그제야

나에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

선 너머에 기억이 나를 부르고 있어


아주 오랜 시간

잊고 있던 목소리에

물결을 거슬러 나 돌아가

내 안의 바다가 태어난 곳으로


휩쓸려 길을 잃어도 자유로와

더이상 날 가두는 어둠에 눈 감지 않아

두 번 다시 날 모른 척 하지 않아


그럼에도 여전히 가끔은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또다시 헤매일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아이유- 아이와 나의 바다> 의 일부를 각색해서 가져와봤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현대시라고 생각하면, 이 화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여러 이미지들을 온전히 느끼며 감상할 수 있겠죠..!


간략하게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자는 1연에서,

본인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는 밤을 지내고 있습니다.

2연에서는 어떤 꿈이 많았던 아이가 커서 자신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겨우“라는 수식어를 통해 커버린 자신을 낮추고 있는게 보입니다.


3연-4연에서,

화자는 마음에 있던 가물지 않던 바다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젠“이라는 단어를 통해

여기는 흔적이 남아있는 바다란 걸 알 수 있군요.

이곳에서 화자는 바람을 느끼며 파도가 되어 달려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5연은 4연에서 드러났던 화자의 감정의 변화가 절정을 맞이하는 부분입니다.

화자가 지금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자는 세상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연은 5연에서 긍정적으로 변한 화자의 감정이 반영되어 있는 연입니다.

”의심하던 나”는 이제야 “나”에게 대답할 수 있을 수 있다는 얘기는 곧

1-2연에서 본인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던 자신에게

이제 성숙해진 자신이 그 의심들에게 대해 대답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겠군요.


7-9연을 묶어서 다시 보면,

화자는 다시 그 바다로 돌아갑니다.

다만 이제 단단하진 화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이 보입니다.

길을 잃은 상황과 어둠이 닥쳐도, 눈을 감지 않는 화자의 모습과

두 번 다시 날 의심 속에 놔두지 않겠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는군요.


이런 예시를 든 이유는,

잘 만들어진 노래의 가사는 이처럼 감상할 여지를 남겨주기에


시에서 화자의 감정과 그에 연관된 이미지를 살펴보는 일은

가사를 보며 노래를 더 깊이 감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게 아니라는 점에서

이런 칼럼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난다면 산문에 대한 문학글(?)도 적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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