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어렵다고? [2탄]
게시글 주소: https://d.orbi.kr/00062783353
안녕하세요. 과학기술이 어렵다고? 2탄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22학년도 6월 PCR 지문 17번 문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PCR 지문을 읽고 문제도 풀어본 다음에 이 칼럼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건에 맞게 간단한 예를 들며 문제를 푸는 것이 머릿속에서 생각하며 푸는 것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그 차이를 느껴보죠.
<보기 1>에서 ⓐ가 미지시료, ⓑ가 표준시료라고 합니다. 같은 양의 시료에 동일 조건임을 염두에 두면서 <보기 2>로 갑시다. ⓐ가 ⓑ보다 초기 농도가 높다고 가정한 뒤, 곧바로 ㉮를 판단하라고 합니다.
㉮는 DNA가 증폭되는 과정에서 ⓐ와 ⓑ의 시간당 표적 DNA 증가량의 차이를 물어보고 있습니다. 먼저 생각만으로 풀어볼게요.
복제의 한 사이클이 진행될 때마다 DNA의 양이 2배로 증가합니다(지문 2문단). 이 문장을 바꿔 말하면, 복제의 한 사이클이 지나면, 증가하기 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양만큼 증가합니다.
<보기 2>의 가정에서 ⓐ가 ⓑ보다 초기 농도가 높다는 말은 기존의 가지고 있던 양이 ⓐ가 ⓑ보다 높다는 말과 같습니다. 복제 사이클이 지나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양만큼 증가하므로 사이클이 지날 때마다 표적 DNA의 증가량은 복제 과정에서 항상 ⓐ가 ⓑ보다 높습니다.
이번엔 구체적인 예를 들어 풀어보겠습니다.
ⓐ가 미지시료이기 때문에 초기 농도를 모르긴 합니다. 그런데 <보기 2>에서 ⓑ의 초기 농도보다 높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그 가정을 받아들여 ⓑ의 초기 농도를 2라고 하고, ⓐ의 초기 농도를 4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복제의 한 사이클을 T라고 합시다. 복제의 한 사이클인 T만큼 진행될 때마다 DNA의 양이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을 반영해 ⓐ와 ⓑ의 농도를 2의 거듭제곱 형태로 설정했습니다. 다음 표를 보세요.
표에서 증가량 차이가 확연하게 보입니다. T만큼 지나면, ⓐ는 4만큼 ⓑ는 2만큼 증가합니다. 다음 사이클은 각각 8, 4만큼 증가합니다. 다음 사이클은 충분히 예상되시죠?
다음 그래프로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다만, 실전에서 시간이 촉박하므로 표를 먼저 그렸다면 그래프까지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표 없이 그래프를 바로 그리면 더 좋긴 합니다.
표 없이 푸는 것과 구체적인 수치가 찍힌 표(or 그래프)로 푸는 것의 차이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시험에서 ㉮와 유사한 사고 과정을 요구하는 문제를 만났을 때, “예를 들어보자!”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는 “ C_t 값에서의 발색도”의 차이를 물어보고 있습니다. “ C_t 값에서의 발색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C_t 값이 무엇인지부터 봅시다. [A]의 두 번째 문장에서 “표적 DNA를 검출했다고 판단하는 발색도에 도달하는 데 소요된 사이클”을 C_t 값이라 하네요.
C_t 값은 첫 문장의 “일정 수준의 발색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사이클”과 맥락이 닿습니다. “일정 수준”과 “표적 DNA 검출했다고 판단될 수 있는 수준”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 C_t 값에서의 발색도”는 일정 수준의 표적 DNA를 충분히 검출했다고 판단하는 발색도입니다. “일정 수준의” 발색도이므로 ⓐ와 ⓑ의 “C_t 값에서의 발색도”는 차이가 없이 같습니다.
여기서 [A]의 첫 문장에서 “일정 수준의”라는 특이 표현을 민감하게 읽었어야 합니다. 고정값에 관한 표현이 그 해 수능에 똑같이 출제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학생들이 고정값에 관한 표현을 지나치고 오답을 골랐습니다. 기출 공부의 대상은 평가원에서 중요하게 반복되는 출제 포인트가 되어야 합니다(이에 관해 다음 칼럼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는 ⓐ와 ⓑ의 C_t 값의 대소 관계를 묻습니다. C_t 값을 알아보기 위해, C_t 값에서의 발색도를 다시 생각합시다. C_t 값에서의 발색도는 표적 DNA를 검출했다고 판단하는 발색도입니다. 표적 DNA의 농도가 16일 때, 표적 DNA를 검출했다고 가정합시다. 다음 표를 보세요.
ⓐ의 경우는 초기 농도가 4여서 복제 사이클이 2번만 지나도 검출했다고 판단되는 16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의 C_t 값은 2T입니다. ⓑ의 경우에는 초기 농도가 2여서 복제 사이클을 3번을 지나야 16에 도달합니다. 따라서 ⓑ의 C_t 값은 3T가 됩니다.
그래프로 보면 더욱 명확합니다.
㉰는 ㉮에서 했던 사고와 ㉯에서의 생각을 바탕으로 도출이 됩니다. ㉰를 예시 없이 생각만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의 초기 농도가 ⓑ의 초기 농도보다 높기 때문에, ⓑ보다 빠른 속도로 DNA 농도가 증가합니다(㉮에서 했던 사고). 그러므로, ⓑ보다 더 빨리 일정 수준의 표적 DNA양에서의 발색도, 즉 C_t 값에서의 발색도(㉯에서 했던 것을 활용함)에 도달하게 됩니다. 따라서 C_t 값은 ⓐ가 ⓑ보다 짧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통해 명료하게 사고를 펼쳐나갈 수 있습니다. “예시 들기”는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에서도 유용한 전략입니다. “예를 들며 사고하기”라는 전략은 저의 첫 칼럼 “카이스트 출신이 국어 L-그래프 지문을 푼다면?(https://orbi.kr/00062214365)”에서 똑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풀이 그 자체보다 이 풀이에 적용한 사고 방법을 가져가길 바랍니다. 다음 칼럼에서 “예시 들기”라는 방법을 22학년도 수능 문제를 풀 때도 비슷하게 적용해 보겠습니다.
다음 칼럼도 기대해주시길 바라며 "팔로우" 꾸욱~♥
양질의 글을 읽고 효용을 느꼈다면, “좋아요” 눌러주세요! “좋아요”는 앞으로 유익하고 재미난 글을 뽑아내는데 상당한 원동력이 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너무 큐브글 자주 써서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어짜피 수능 끝나면 큐브...
-
하..................... 오늘도 실모 연계 기출 공부해야지......
-
없어졌다죠 오르비 포인트 검색하면 나옴
-
작수도 비왔는데 하루종일 어두컴컴하겄다 ㅋㅋㅋ시험보기엔 딱좋긴할듯
-
2학년 정시파이터입니당.. 25년대비 강의 들어뒀는데 26년대비 같은 강의 똑같은거...
-
오늘 실모 정산 0
이감 6-4 94 히카 31 88 강k 85사만다 1-1 44 사만다 1-2 41...
-
옯김이라고 김에 명란젓 붙어 있어서 짱맛탱구리였음 옯김이라고 검색하면 나옴
-
지금도 계실까요..?
-
논리학 얘가 인문 국가권력급 소재긴 한데
-
2년정도 외부일 갖다오시다가 이번에 돌아오신 교수님 계시는데 그 분이 유명한 지문...
-
탐구절사필수인데 6월에맞추고 9월에 못맞췄음....11덮은 꽤 괜찮아보이긴하는데 제발 ㅜㅜㅜ
-
오르비 대학 뱃지 가격 10
수능 응시료 + 대학 원서비
-
설경을 가고 설로를 가서 중앙지검장 국회의원 대통령이 되고 싶다
-
Somewhat 그런 Schema생기면 国語 독해速度 will rise 국어 Score 오른다
-
질문받겠습니다 15
감사합니다.
-
출제 한걸까...? 부등식을 대하는 태도를 알려주려고 낸걸까...?
-
빨리 가능하다고 해주세요 제 성적 보시고 가능한 객관적인 이유 들어서.. 이제부터는...
-
의뱃 39900원 치뱃,한의뱃,약뱃,수의뱃,설뱃 29900원 연고뱃 19900원...
-
국힙 고트는 누구임 18
진짜 누구지
-
너는 평생 짓밟으며 살아. 머지않은 어느날 너의 진심도 누군가에게 짓밟히겠지...
-
수능 출제를 보통 1-2달 전에 하지 않나여 그래서 교수님들 실종되는 거고...
-
미미미누 개떡상이네
-
그쯤에 100일 전으로 돌려보내주고 열심히 하라 그러던데.. 돌려보내줄때가 됐는데...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한의대 중에서 입결이 가장 낮은 한의대
-
내가 만드는 거였네..
-
확통이 공감ㄹㅇ 10
2,3점짜리 이항정리에서 식 2개면 식은땀남 27번 막히면 살자마려움 4점짜리...
-
평가원에서 언급된 적 있나요? 사설에서 오늘 처음 알았음
-
밀려서 영어는 버렸는데도 계속 밀리네ㅜㅜ
-
오지훈 선넘네 1
이게 ㄹㅇ 문제로 나올까… 그리고 이럴땐 식현상에서 행성공전궤도 반지름이 별이...
-
살 쪘어 0
진짜 입시는 독극물임이 틀림없다 그걸 자의로 4번째로 들이키고 있는 나
-
오늘 업적 2
스러너 28번 풂+24번 26번 못 풂
-
수능끝나면 슬슬 등장할 글들입니다 1)문과로 돌려서라도 높은대학 가야됨...
-
이것은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힘내세요 선생님,,
-
2023년 (수시) 서울대의대 수시합격 연세대의대 논술전형 수석합격 경희대한의예과...
-
부동산좀 공부하세요.
-
근데 어휘 안나오면 3개버려야함 ㅅㅂ
-
확통이한테는 21
실모에서 확통 못 푸는 것만큼 두려운 게 없음 27, 28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걍...
-
행복하고싶은데 1
행복은상대적이기에난충분히행복할수있어 하지만마음에서그걸인정을못해 불행한내가가장편한가봐...
-
있음? 작년에 나왔는데 올해 또나올까?
-
01 있음? 9
화이팅
-
화작전문은 안되려나
-
폐렴은 한국 사망원인 3위에 랭크된 질병으로 젊은층에게는 뭣도 아니지만 노년층에게는...
-
나가토로 0
흠
-
국어 3지문 시간없어서 못푸는 사람 없을 것 같나여? 4
놀랍가도 3지문버리고 푼것중 어려운거 틀려도 5등급임니다 국평이라는 거쥬 ㄷㄷ
-
제발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