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해린 [936238]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3-11-18 23: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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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00일만에 정법 만점받은 사람의 후기&선택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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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증! 실채점 나오면 또 올릴게요


9평 성적


안녕하세요 경제학과 정치학을 배우고 싶어서 고려대 전기전자 다니다가 반수한 사람입니다. 원래 공대에 다녔기 때문에 정치와 법에 대해서는 뉴스와 책, 나무위키..에서 본 거 말곤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법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정확히는 8월 1일에 처음으로 정치와 법 개념강좌를 들었네요. 당연히 고딩 때는 정치와 법을 내신으로도 듣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공부하면서 정치와 법 교과서도 한 번 읽은 적 없네요.


우선 정법을 왜 선택했는지, 어떻게 공부했는지 설명 드리고 정법의 장단점, 마지막으로 추천 대상을 알려드릴게요.


1. 왜 정치와 법을 선택했는가?

 첫째, 원래 정치학에 관심이 많았고, 로스쿨에도 흥미가 있어 법도 맛보고 싶었다. 말 그대로 공부해보고 싶었다. 둘째, 처음 반수 시작했을 땐 쌍지를 했었는데 목표가 목표인 지라 지리는 표점이 안나오므로 한지와 세지 둘 중 하나는 표점 잘 나오는 과목으로 바꿔야 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그냥 멋있어 보여서 정도네요


2. 100일간의 정법 공부 과정

8월 1일부터 최적 선생님의 SYSYEM 개념완성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2강씩, 1.7배속으로 들어서 평균 1시간 반 정도 투자했습니다. 이후 선거게임과 12강짜리 기출 강좌를 배속해서 듣고 나니 딱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날이 되었습니다. 이때 통치기구에 대한 개념정리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 8번 문항을 틀려서 47점이 나왔습니다. 판사도 탄핵대상인지, 국무위원이라는 말에는 국무회의 의장(대통령)과 부의장(국무총리)가 포함되지 않고 오직 장관만을 뜻하는 지를 몰랐네요. 국회의장이 국회의원이듯 국무회의 부의장도 국무위원일 줄.


약간 아쉽긴 하지만 1달 조금 넘게 공부한 거 치곤 고무적인 성적이었기에 아 이거 되겠다! 라는 확신을 갖고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9평 직후 적생모 시즌1, 시즌2를 풀면서 점수가 너무 나오지 않고 지엽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1컷, 2컷을 너무 높게 잡아 놓았던 거 같음.


그 후엔 기선제압을 사서 풀었습니다. 매우 어렵더라고요. 사실 이 시점에서 원리적인 내용은 다 이해 됐지만 매우 세부적이고 지엽적인 내용들은 아직 습득하지 못했습니다. 9월동안 기선제압을 풀며 내가 모르는 게 매우 많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네요. 하지만 10월에 막 들어서던 즈음, 수능이 코앞인데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적 선생님 커리는 그 때까지 나온 건 다 들었기 때문에 다른 선생님도 찾아봤습니다. 메가 2타 김용택 선생님과 대성 유일 정법강사 최여름 선생님 중 고민하다 최여름 선생님은 서남 방언이 그냥 왠지 마음에 안 들어서...


김용택 선생님께 Q&A를 넣어서 어떤 강좌를 들어야 지엽을 대비할 수 있을지 물었고, 조교님의 답변은 단원별 모의고사였습니다. 반신반의하며 구매했고,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굉장히 지엽적이었고 너무 어려웠습니다. 제 기억으론 한 회당 20문제 정도 있었는데 평균적으로 4~5개 정도는 틀렸습니다. 그마저 맞춘 문제도 헷갈리는 게 많았고요. 여기서 얻은 교훈은 사탐 만점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교과과정에서 낼 수 있는 한 가장 어렵고 더러운 문제들을 풀어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다른 사탐 과목에도 적용될 거 같네요. 이후 모래주머니 모의고사라는, 35분동안 7~9개 정도 선지를 줄줄 단 문제들을 푸는 훈련을 하며 문제 푸는 속도도 더 빨라졌습니다.


10월 27일부터는 매일 모의고사 1개씩을 풀었습니다. 적생모 시즌3,4, 김용택 실모, 최여름 실모 등을 벅벅 풀었습니다. 극후반부엔 1일 2모도 풀었네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김용택 선생님의 파이널 실모에 첨부된 단원별 모의고사 시즌2 정치편, 법편까지 풀어서 지엽을 정리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해설은 모르는 것만 들었습니다.


100일동안 평균적인 공부시간은 1~1.5시간 사이 정도니 대략 다 합치면 120시간 정도 될 거 같네요.


3. 정치와 법의 장점과 단점

 (1) 타임어택 좀 심합니다. 물론 생1 화1 정도는 아니지만 아마 사탐 중에서는 타임어택이 가장 심한 편인 거 같습니다. 다만 24학년도부터는 좀 완화된 느낌입니다. 왜냐하면 평소엔 푸는데 5분 걸리는 선거 문제에서 계산이 빠져서 개념만 탄탄하다면 2~3분 정도면 풀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심해요. 시간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다면 비추.


 (2) 선거 문항에서 계산을 복잡하게 안해도 됩니다. 그냥 어림해서 대략적으로 계산하는 법만 알고 있으면 돼요. 숫자에 대한 센스가 좋다면 좋기는 하죠. 여기서 설명하자면 좀 기니까 추후에 글을 쓸 수도 있고... 게다가 2024학년도부터는 기조가 바뀌어서 계산이 더 이상 안 중요하게 됐으니 계산력이 약하다고 진입해선 안되는 건 아닙니다.


 (3) 개념 이해도가 정말 엄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헌 법률 심판 제청 신청"과 "위헌 법률 심판 제청"은 엄연히 다른 말입니다. 전자는 재판 당사자가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고 후자는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지명"과 "임명"은 완전 다른 것이고, "탄핵 소추"와 "탄핵 심판"도 다르고.. 그 외에도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극복하는 법은 그냥 많이 틀려보면 됩니다.


 (4) 사탐에선 세계사와 함께 분량으로는 투탑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래봐야 사탐입니다. 과탐의 절반 정도밖에 안돼요.


 (5) 그러나 생윤 윤사처럼 애매한 말은 없습니다. 법은 매우 명확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애매한 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선택하기에 좋습니다.


 (6) 보통 만점 표점이 높습니다. 즉, 본인이 서울대에 가고 싶다면 정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저도 정법 선택하기 정말 잘한 거 같네요. 표점이 74라니, 달달합니다.


 (7)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독해력이 요구됩니다. 빨리 읽고 글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낚시에 낚여서는 안되기 때문에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읽어야 하는데,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2024학년도 수능 정법 9번 문항의 지문입니다. 강사들의 해설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 생각대로 해설을 해보는데, 부정확한 설명이 있다면 지적해주십시오.


 헌법 재판소는 수형자 갑이 민사 소송의 항소심 계속 중 청구한 헌법 소원 심판에서 수형자와 소송 사건의 대리인인 변호사와의 접견 시간 및 횟수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일반 접견에 포함시켜 접견 시간 및 횟수를 제한한 ○○법 시행령 조항이 갑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결정하였다. 이후 개정된 ○○법 시행령 조항에 따라 소송 사건의 대리인인 변호사가 수용자를 접견하는 ‘변호사 접견’의 경우 별도의 접견 시간 및 횟수를 보장받게 되었다. 그러나 ‘변호사 접견’을 위해서는 ○○법 시행 규칙 조항에 따라 ‘소송 계속 사실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이 요구되어 소 제기 전에는 사실상 일반 접견만이 가능하였다. 한편, 수형자 을의 재심 청구를 위해 변호인으로 선임된 병이 청구한 헌법 소원 심판에서 ‘변호사 접견’의 경우 ‘소송 계속 사실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법 시행 규칙 조항이 병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결정이 있었다. 추후 소송 사건의 대리인인 변호사가 아직 소를 제기하지 않은 단계에서도 수형자와의 충분한 접견 시간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9번 문제 주제에 좀 많이 길죠? 학생들이 골라서 틀렸을 ㄱ선지와 ㄴ선지를 보겠습니다.


ㄱ. 갑이 청구한 헌법 소원 심판은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령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청구할 수 있다.


틀렸습니다.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령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인데, 많은 학생들이 "어? 민사소송의 항소심 중이니까 위심헌소 아니야?"라고들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헌법소원은 항소심에서 다루고 있는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가 쟁점이 아니라, 변호사 접견을 제한하는 시행령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기에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입니다.


ㄴ. 병이 청구한 헌법 소원 심판은 을에 대한 일반 접견의 근거인 ○○법 시행령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 대상으로 한다.


틀렸습니다. 자세히 읽어보면 을에 대한 일반 접견의 근거는 "○○법 시행 규칙 조항"입니다... 이렇듯 대충 뭉개서 읽어서는 안되고, 뭉개서 읽더라도 선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과연 저게 "○○법 시행령 조항"의 위헌 여부가 문제인지 "○○법 시행 규칙 조항"의 위헌 여부가 문제인지를 판단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메가 기준 1컷이 44였기에, 이런 문제 하나 정도 틀리고 다른 거 하나 더 틀려도 1등급은 낭낭하게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4. 그래서 내가 선택해도 될까?

4-1. 인문사회계 진학 예정인 학생

이런 학생들은 보통 사탐 2개를 응시하겠죠.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기에 독해력이 괜찮고, 뉴스 보는 것을 좋아하며 명확한 것을 선호한다면 매우 좋습니다. 실력만 있으면 안정적으로 높은 표점을 얻어낼 수 있기에, 특히 서울대에 가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정법은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 과목인 것 같기 때문입니다.

4-2. 사탐공대/자연대 진학 예정인 학생

이 경우 일단 사회문화를 좀 더 추천드립니다. 사문과 정법은 장점은 비슷하지만, 정법이 좀 더 고였고 양도 많기에 사문이 조금 더 꿀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물론 저는 사문을 해보지는 않았기에 이 글만 보고 선택하지 마시고 사회문화를 공부한 사람들과 사문 강사들의 가이드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뉴스, 시사 등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국어(특히 독서) 성적이 높은 학생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 정치와 법을 100일 동안 공부하고 만점 받은 사람의 정법 가이드였습니다. 정말 재밌는 과목이니 많이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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