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0 [645360] · MS 2016 · 쪽지

2016-09-22 20:10:22
조회수 5,540

공부하기 싫어서 써보는 나의 첫수능-16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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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어떤분이 "님들 수능스토리 들려주세양!"하길래 오늘 공부하고 싶은맘이 하나도 안들어서 끄적여봄 ㅎㅎ


수능 보기 1달전... 9평때 쉬운거 생각도 안하고 총점이 380점대가 나와서 학교에 떠들고 다님. "예비 연고대생이 나가신당!" 게다가 지방 일반 공립고주제에 연고대 논술도 지원하고 연대 쓰고 왔으니 뭔가 괜한 자뻑만 늘음 올ㅋ

아무튼 이런 정신상태로 수능을 기대하며 기다림(그래도 나름 열심히 했음 ㅠㅠ)


그러고는

수능전날

친구놈들이랑 신나게 피방가서 즐겁게 트롤하고 옴 ^오^

그러고 기숙사에서 마련해준 자습시간에 옆자리 친구랑 유투브를 봤고

솔직히 당해년 6평만 잠깐 다시 본게 그날 한 공부의 전부...


그러고는 밤새 수능을 잘본다는 망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기숙사의 다른애들보다 약 30분 늦게 잠자리에 들음... 빨래하려고 ㅋ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수능날이 도래함.

뭔가 존나 흥분되었음 "오 xx 내가 수능을 보는 날이 왔어!" 하면서 친구놈들이랑 모여서 같이 시험장 갈준비를 함.

작년엔 점심시간에 밥을 안먹고 에너지바랑 에너지 드링크만 먹고 시험보는 연습을 했었기에 그대로 하기위해 수능대박 기원 초콜릿을 챙기고 학교 앞 편의점에서 박x스 두병인가 를 사고 택시를 타고 다함께 수능장을 감.


정문엔 수많은 후배들이 응원나옴. 근데 울 학교 애들이 아니라서 별 감흥없이 담임이랑 잘보고 오겠다고 인사만 하고 들어감.


당시 마닳러였기에 비문학 2개였나 요약을 해보고 들고간 마닳로 한번더 기출분석을 해봄.


그렇게 10분이 되었고 감독관 들어옴.

이때부터 개긴장되어서 손에서 땀이 바가지 쏟아지듯...


어떻게 정신을 잡고있었는지도 기억 안남. 심장은 계속 울리지, 긴장은 끝도 없지, 손은 땀으로 미끄럽지...

그렇게 국어가 시작되었고, 시작하기 직전, "문학먼저 풀고 처음부터? 아님 처음부터 차례대로?"를 고민하다가 처음 멘탈 살짝 흔들림

그런 갈등속에서 1번부터 풀었고 첫지문은 쉬웠기에 금방 풀었으나 두번째 지문이 ㄹㅇ 하나도 안들어옴. 진짜 거의 의식의 흐름기법처럼 문제를 풀어나감.
다행히 작문 마지막지문 볼때 멘탈 잡아서 어찌어찌 잘 풀어나감
게다가 물리선택자라 지레랑 광다이오드 문제 꿀빨고 귀납도 쉽게 풀고 기판력 벙~뜬상태로 읽고 문제도 마치 화법 두번째 지문처럼 문제 풀다 어찌어찌 비문학까지 주행 완료함. 그리고 문학 넘어갔음. 문학 쉽게는 풀었는데 시간부족... 화작문에서 25분가량 쓴게 걸림돌이 되어버림. 결국 고전소설 하나 못읽고 가채점표만 겨우 만들고 1교시 끝


그러고 모두함께 9평쉽게, 수능에서 핵통수 친 평가원을 화장실에서 신나게 욕하고


그렇게 2교시 시작
28번까지 막힘없이 술술 풀고 29번을 읽기 시작하려고 하니 1시간남음.
근데 그때 "헉헉 만점이 보인다..."하다가 집중력 다 흐트러지고 손에서 갑자기 홍수 대발령... 29번만 20분인가 간신히 풀고 30번 푸는데 뭔소린지 안들어옴... 그런데 어머나 29번 잘못푼게...?! 기억하는게 아마 그때 백몇이 나왔었던걸로 기억함. 그렇게 손떨면서 29번을 다시 어찌어찌 풀었는데 30번 풀시간이 안남음... 가채점표도 주요문항만 옮겨적고 끝...
점심시간. 애들은 점심먹으러 가고 난 교실에서 초콜릿 까먹고 에너지드링크 마시면서 시간 보내면서 학교 친구와 시험장 순회하면서 잡담함. 그렇게 금방 3교시가 다가옴.


그렇게 3교시 시작.

진짜 22번까지 평소랑 다름없는 영어시험...인줄 알았는데 국어랑 수학때 긴장한 여파에다가 점심도 초콜릿이 전부라

배고파 죽기 일보직전 ㅋㅋㅋㅋ;;

게다가 긴장까지 더하니

죽는게 이런느낌인가...란 생각을 하면서 풀어감.

제목문제에서 시간 왕창 날림. 그냥 대충 별표하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게다가 더한건

빈칸 두문제 연계 쉽게 풀고 넘어갔는데

빈칸이 두개

...???

뭐야 이게

당황해서 순서/삽입을 먼저 풀음. 원래 이 유형은 오래걸리는 편이라 시간압박없이 풀음.

그리고 장문까지 풀고 빈칸 넘어가려하니, 긴장+손의 땀으로 미끌거림+배고픔+에너지 드링크 요놈...! 게다가 제목에서 날린 시간때문에 5분도 안남아서 도무지 빈칸 두문제를 못풀겠는거임;;

진짜 두문제 다찍고 종치고 가채점표 작성해도 뭐라 안하길래 재빠르게 만들고 3교시도 끝남.


...탐구는 솔직히 기억도 안남. 그냥 평소실력대로 푼거같음.



그러고 친구들과 함께 수능후 교실에서 덕담을 나눔.

오타쿠인 나의 소울메이트는(?)

"와 xx이제 애니볼수 있어!" 하면서 울먹거릴려고 함 ㅋㅋㅋㅋㅋ


어떤친구는 전날 긴장때문에 잠도 못자서 수능 말아먹고 침울하게 우리의 대화에 참여하고

누구는 "얘들아! 다음수능 같이보자!" 하는 놈들도 있고 ㅎㅎ...


그러고 얼마후 퇴실방송 나옴.


사는집과 시험장은 차로 30분 거리기에 부모님은 일때문인지 데리러 오는데 한참 걸림. 그동안 친구가 수학 채점중이기에 같이 채점함.

뭐, 결과는 예상하던데로 하나만 틀렸는데

30번 찍은건 36으로 찍었는데 답이 35인거임

????

그때 친구놈이랑 한참을 웃음. 개빡쳐서 ㅋㅋㅋㅋㅋ;;


그러고는 담임이랑 이러쿵저러쿵 대화하는 도중, 부모님 도착.

함께 기숙사 짐빼러 가다가 원래 다니는 학교에선 문과애들이 아직 제2외가 안끝났기에 입실 불가상태였음. 그래서 정문에서 국어 채점하는데

이상하게 16~30은 틀린게 없는데 화작문하고 찍었던 문학에서만 비가내리는거임

이때도 빡쳐서 친구놈이랑 신나게 웃음 ㅋㅋㅋㅋ;;


그러고 기숙사 들어가서 짐빼고 나와서

저녁먹으러 감


근데 그렇게 긴장한 상태로 시험본데다가 점심도 안먹은 상태+차멀미;;

진짜 요단강이 보이더라...


그렇게 이모들한테 수능소감 부르면서 17학번이라고 자랑함 ㅎㅎ


저녁먹으면서 역시 가채점했고

영어에서 찍은거 다틀리고 주제를 틀린거;;

개당황함 ㅋ;

탐구도 만족 못할 점수가 나옴 ㅂㄷ....(각 두개씩 틀렸으니...)


그렇게 아부지에게 말함.

"아부지, 만족못시켜서 죄송해요 ㅠ"

뭐, 아버지가 아량이 넓으신 분이라 아쉬워는 하셨지만 위로해주심 ㅎ


뭐, 요정도?




진짜 여기 이글 읽는 현역들 있으면 꼭 말해주고 싶음.


진짜 내인생에서 24시간동안 했던일이 쉼없이 모두, 대화 하나하나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날은 현 20년 생중 2015년 11월 12일 단 하루뿐임.

그만큼 수능날은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음.

제발 그날이 웃는날이 될 수 있도록

남은 56일, 열심히 하자.


-공부하기 싫어서 끄적여 본 재수생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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